예술은 사회성을, 교육은 창의성을.’
제2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WCAE)가 이런 슬로건 아래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리고 나흘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회는 전세계 예술교육 분야의 가장 큰 국제행사로, ‘교육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1차 대회는 2006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문화 다양성’과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주제로 열렸고, 이 대회 직후 서울 개최가 결정됐다. 이번 한국 대회는 유네스코와 문화체육관광부 공동 주최로 각국의 석학과 비정부기구(NGO) 회원, 예술가, 유네스코 회원국 정부 관계자 등 120개국의 2000여명이 참석해, 문화예술교육의 방향,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 논의한다.
개회식에는 유네스코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 이리나 보코바, 유인촌 문화부 장관, 이어령 조직위원장,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 등이 참석했다. 기조 발제는 세계적 학자와 예술가들의 창조적 사고과정을 조명한 책 <생각의 탄생>을 함께 쓴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미셸 루트번스타인 부부가 ‘예술이 중심이다’라는 주제로 맡았다.
대회 동안 각국 정부 관계자는 고위급 원탁회의를 진행하고 전체회의 3회, 분과별 회의 27회가 이어져, 28일 폐회식 때 전세계 문화예술교육의 지침서 격인 ‘서울 어젠다: 예술교육 발전목표’가 채택된다.
서울에서 시작된 제2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부조직위원장은 전택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맡았다. 지난 18일 명동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만난 그는 “창의성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며, 예술교육은 이 창의성의 보고란 점에서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인기와 관심이 부족한 문화예술교육의 의미와 가치를 이번 대회를 통해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전 부조직위원장은 “과거 문화예술교육은 ‘스킬’(기술) 중심으로 제일 잘하는 사람을 따라 하게 하는 것이었는데 그건 예술가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이제는 예술을 잘 즐기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이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제도는 잘 구비돼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 따라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은 지난 정부 때인 2005년 제정됐고 이 법은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설립 근거 법률이다.
유네스코는 청소년들이 제대로 된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시작된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가 이를 위해 도입된 대표적 행사다. 전 부조직위원장은 “1999년 제30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창의성의 원천으로서의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아울러 이는 세계인권선언과 연계되는 가치가 있음을 확인해 예술교육이 중요하다는 결의서를 냈다”며 “이를 바탕으로 세계문화교육예술대회가 시작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보기에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대학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예술교육은 입시제도가 바뀌어야 근본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세계대회가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이끌어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224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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