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수 주 내에 ‘페이스북판 그루폰’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페이스북이 샌프란시스코, 샌디에고, 달라스 등지를 시작으로 그루폰과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페이스북 대변인의 말까지 인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전한 바에 따르면 페이스북 대변인은 “(지역 상점들이) 페이스북 딜스로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공동구매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테스트할 것이다. 지역 상점들과 조만간 이 기능 이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것이며, 수 주 내에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판매 정보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페이스북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소셜쇼핑에 뛰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며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다.
2012년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벌써부터 기업가치에 대한 거품 논란에 휘말리고 있는데, 현재의 수익원인 온라인보다 시장가치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오프라인을 수익원으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지금의 거품 논란을 잠재우는 것은 물론, 현재의 기업 가치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페이스북에는 이미 오프라인 서비스 상품들과 실물 상품의 거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페이스북이 상거래에 직접 관여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플레이스 딜즈로는 오프라인 상점들이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상대로 판촉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써드파티 개발자들이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페이브먼트 솔루션으로 페이스북 쇼핑몰을 운영하는 곳만 해도 4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단지 이들이 페이스북 크레딧으로 상거래를 할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고, 이들이 솔루션을 이용하도록 동기 부여만 하면 됐다. 별도의 판매 중개 수수료를 부과할 필요도 없다. 판매자들이 구매자들로부터 받은 페이스북 크레딧을 실제 화폐로 교환할 때, 30%의 환전 수수료를 징수하기만 하면 됐으니까.
하지만, 페이스북 크레딧의 환전 수수료가 아직까지는 페이스북에서 장사하는데 필요한 ‘자릿세’ 이외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게임 아이템이나, 지난 주 페이스북에서도 비디오 렌털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워너브라더스 외에는 페이스북 크레딧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게임같은 가상 상품이나 디지털 상품만이 페이스북 크레딧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상품 생산비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데, 기업들이 환전 수수료를 내면서도 아깝지 않아할 만한 혜택을 페이스북이 준비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 그루폰 같은 소셜쇼핑 업체들은 많게는 50%에 달하는 판매 중개 수수료를 가져간다. 판매자들이 이러한 수수료를 감당하는 이유는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할인으로 방문한 신규 고객이 단골고객으로 이어지거나, 공동구매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올릴 수 있다는 기대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구매자들이 상품과 서비스 품질에 대해 만족해야 하고, 소셜쇼핑이 소셜커머스의 한 종류답게 상점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입소문이 나야 한다. 하지만, 소셜쇼핑 업체들이 전통적인 광고와 영업 방식에 의존하다 보니, 막대한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판매자들에게 수용 가능한 수준 이상의 할인 쿠폰 발행을 요구한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 무리가 될 정도의 할인율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판매자들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상품 품질을 낮추는 선택을 하곤 한다. 그 결과 할인 쿠폰을 들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피해가 생겨난다. 그뿐만이 아니다. 갑자기 할인 손님들이 북적거려 본의 아니게 단골손님들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할인판매 후 단골고객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던 단골손님의 발길마저 끊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입소문이 나는 것도 아니다. 그루폰이 밝힌 바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사이트 유입율은 한자리 숫자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설령 입소문이 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할인 판매를 대행하는 소셜쇼핑 업체에 대한 입소문이지, 정작 상품 판매자에 대한 입소문이 아니다. 소셜쇼핑의 정체성이 ‘판매대행 서비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직접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선, 페이스북이 그루폰류의 서비스를 한다면 그것은 소셜네트워크위에 구축되는 것이기에 태생적으로 ‘소셜한’ 성격을 갖는다. 상거래 참여자들의 모든 활동과 소통이 페이스북을 통해 입소문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이 이러한 기능을 선보일 지는 모르지만) 프로모션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상점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로 이어지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판매자들이 할인 판매를 통해 고객과 관계를 맺고, 페이스북을 통해 평생 고객으로 관리해 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제 사실까지도 공유하게 만들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내가 페이스북 크레딧으로 결제한 사실을 내 친구들에게 알리고, 내 친구들이 다시 구매를 할 경우 나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프로모션 기능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 서비스인만큼 모바일 접근성이 중요할 텐데, 페이스북은 이미 플레이스라는 위치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근 상점을 검색할 때 공동구매 정보를 더욱 눈에 잘 띄게 할 수도 있고, 푸쉬 메시지 방식으로 상점 주변의 이용자들에게 자동으로 알려줄 수도 있다.
친구 초대를 통해 판매가 이루어질 경우, 초대를 한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포상으로 페이스북 크레딧을 적립해 줄 수도 있다. 현재까지 나온 광고 중에 가장 정확한 타깃팅이 가능하다는 페이스북 광고와 연동할 수도 있다.
물론, 페이스북의 소셜쇼핑이 어떤 형태로 선보일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소셜쇼핑을 시작한다면 지난해 구글의 60억달러 인수 제안을 단번에 거절한 그루폰의 배짱도 움츠러 들 것임은 분명할 것이다.
‘소셜이 실종된’ 소셜쇼핑 시장에 페이스북이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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