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소셜미디어, e세상 관계를 디자인하다

체리사탕 2011. 3. 18. 17:11

2010년은 그야말로 소셜미디어가 활짝 꽃핀 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서비스가 둥지를 다졌고, 미투데이나 런파이프, 잇글링 같은 토종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가 가지를 쳤다. 소셜미디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일이 자연스런 흐름으로 자리잡았고 소셜게임이 대중화됐다. ‘소셜댓글’과 ‘소셜커머스’란 카테고리도 싹텄다. 모든 관계는 ‘소셜’로 수렴되는 모양새다. 2010년을 풍미한 소셜미디어 흐름들을 둘러보자.

■ 투표 인증, 이념 소비…’통큰’ 논쟁 달군 트위터

‘소셜의 해’를 주도한 건 역시 페이스북트위터였다. 페이스북이 관계와 연결을 중심으로 한 SNS로 자리매김했다면, 트위터는 정보가 흐르고 퍼지는 소셜미디어에 가깝다. 미디어는 정보를 담고, 논쟁을 쏟고, 감동을 기록한다. 지난해부터 전세계 동시다발로 퍼진 트위터의 힘은 올해에도 변함없었다.

올해 2월 치러진 ‘6.2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트위터의 힘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천안함 침몰과 잇따른 의혹 제기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에 온라인 여론이 부글부글 끓을 무렵이었다. 투표로 유권자의 힘을 보여주자는 목소리는 트위터를 타고 ‘인증샷’이란 실천적 행동으로 이어졌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스스로 젊은층 투표를 독려하는 ‘인증샷’을 찍어 올렸고, 방송인과 문인들 참여도 이어졌다. 투표율은 54.5%. 15년만의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국방부는 급기야 트위터 이용자 15명과 블로거 20명을 불러 천안함 절단면을 공개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였다.

대형 유통업체의 슈퍼슈퍼마켓(SSM) 진출을 둘러싼 논쟁도 트위터에서 촉발됐다. 지난해 8월 이마트가 시중 피자보다 크고 값싼 즉석피자를 팔기 시작한 게 발단이었다. 일부 누리꾼이 ‘영세자영업자 죽이기’란 이유를 들어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대해 정용진(@yjchung68) 신세계 부회장이 트위터로 ‘소비를 이념으로 하나’라고 맞받으며 논쟁이 커졌다. 한동안 누그러들던 ‘이념소비’ 논쟁은 지난해 11월 문용식(@green_mun) 나우콤 대표가 이마트 SSM 진출을 문제삼고 정용진 부회장이 이를 정면으로 맞받으며 격렬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둘의 논쟁 과정은 둘째치고라도, 트위터란 공개된 소셜미디어에서 사회 이슈를 직접 제기하고 발전시킨 점에서 눈여겨 볼 사례로 기억된다.

롯데마트 ‘통큰치킨’으로 불거진 논쟁도 비슷한 사례로 기억된다. 값싸고 양 많은 ‘통큰치킨’을 롯데마트가 팔기 시작하면서 촉발된 트위터 논쟁은 대형마트의 시장 교란 이슈를 넘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의 폭리를 성토하는 새로운 논란으로 확대됐다. 청와대 정무수석(@js0904)이 통큰치킨 판매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뒤 사흘만에 롯데마트는 결국 통큰치킨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 치킨 판매는 무산됐지만 롯데마트로선 프랜차이즈 가격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부대효과를 낸 데다가 ‘통큰’ 브랜드 홍보와 상표등록까지 마친 만큼, 트위터 덕을 쏠쏠히 본 모양새다.

트위터엔 논쟁만 흐르는 게 아니다. 감동과 재치, 해학도 트윗을 타고 퍼진다. 살인혐의를 쓰고 온두라스에 갇혀 있던 한국인 한지수씨 사건은 트위터를 타고 처음 알려졌고, 트위터에 터잡은 언론사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공식 외교문제화됐다. 올해 10월 온두라스법원은 한지수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한지수씨는 석방됐다. 통큰치킨을 패러디한 ‘얼리어닭터’, ‘닭세권’ 등도 2010년 트위터를 들썩이게 하며 잠시나마 시름을 잊게 했다.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현장을 방문해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소개해 ‘보온상수’란 별명을 얻었던 안상수 의원은 트위터 ‘보온병 패러디’를 쏟아내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2010년 들어 트위터가 예전만큼 성정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적잖았지만, 트위터 성장세는 여전히 굳건하다. 전세계 이용자는 1억600만명을 넘어섰고, 기업 가치는 37억달러(4조3천억원)에 이른다. 오이코랩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한국 이용자는 232만명을 넘어섰다. 트위터는 지난해 웹사이트를 개편하고 홍보성 해시태그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수익창출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트위터는 올해도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올 전망이다. MBC 대표 토론 프로그램인 ‘100분 토론’(@100dabate)은 올해 1월6일부터 방송 화면 아랫쪽에 트위터 이용자 의견을 보여주는 ‘트윗토론’을 본격 도입한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조직을 세력화하고 메시지를 퍼뜨리는 도구로서의 역할도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트위터를 홍보나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사례는 넘쳐나지만, 꼭 기대만큼 효과를 내는 지는 의문스럽다. 지난해 12월 연세대학교 사이버커뮤니케이션랩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구독자가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도 단순히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리트윗’(RT)을 보태는 데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이와 달리 긴급한 수혈이나 미아찾기, 기부행사 처럼 남을 돕는 데 자신의 글이나 리트윗에는 대체로 관대한 편이었다. 새로운 정보를 자주 전달하는 트위터 이용자들의 영향력이 높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꼽힌다. 결국 관계와 정보가 트위터를 살찌우고 영향력을 높이는 몸통인 셈이다.

★★★ 관전포인트

  • 구글은 트위터를 인수할 것인가
  • 트위터 규제와 실명제 논란
  • 트위터코리아 설립 움직임 가시화

■ 페이스북 ‘섬찟’ vs. 구글 ‘멈칫’

2007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가 페이스북 지분 1.6%를 2억4천만달러, 우리 돈으로 3천억원에 가까운 돈에 사들였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MS의 어리석은 결정을 비웃었다. 구글이 세상을 지배하고, 마이스페이스가 커뮤니티를 장악하던 시절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당시 MS가 추산한 페이스북 가치는 150억달러(약 17조원). 지나치게 부풀려진 몸값으로 생각했을 만도 하다.

3년이 지난 지금, MS는 투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10년 10월 페이스북은 MS 검색엔진 ‘‘과 손을 잡았다. 빙 검색결과에 페이스북 친구 관계가 고스란히 담기는 게 뼈대다. 이는 페이스북이 지난해 4월 공개한 ‘소셜그래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소셜그래프’는 페이스북 친구관계나 활동내역, 이용 서비스 등을 외부 웹사이트와 연결해 주는 거대한 관계망이다. 페이스북 영토 안에 갇힌 사회적 관계가 아닌, 외부 웹사이트 활동 내역과 실시간 연동되는 거대한 웹 생태계가 출범한 셈이다.

페이스북 성장세는 놀라움을 넘어 섬찟할 정도다. 전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는 지난해 7월 5억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페이스북 이용자는 5억8천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로 치자면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큰 제국이다.

페이스북은 SNS를 넘어 광고나 검색 시장에서도 강자로 떠올랐다. 히트와이즈가 12월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0년 가장 많이 방문한 웹사이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구글, 야후 메일에 이어 3위였던 페이스북이 올해엔 구글마저 제치고 ‘넘버원’으로 등극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 전체 순방문자수의 8.93%를 차지했다. 단일 웹사이트로선 놀라운 결과다.

페이스북은 그 자체로 거대한 광고 시장이다. 2010년 3분기 기준으로 페이스북 광고 노출(임프레션) 비율은 23.1%다. 2~5위 업체인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폭스, 구글을 모두 합한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새로운 ‘페이스북 메시징’ 기능도 공개했다. 문자메시지와 e메일, 인스턴트 메신저의 경계를 허문 통합 메시징 서비스다. 이용자는 페이스북 계정만 있으면 웹이든 모바일이든, e메일이나 SMS에 구애받지 않고 가장 빠르고 편리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 페이스북 메시징 시스템은 ‘소셜그래프’와 결합해 대화 이력이나 친구들의 활동 내역까지 끊김없이 연결해주게 된다. 그야말로 페이스북 생태계 안에서 시·공간과 기기 제약 없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셈이다.

한국 이용자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페이스북 통계정보를 제공하는 소셜베이커 기준으로 2010년 12월30일 기준으로 한국 페이스북 이용자는 232만명을 넘어섰다. 코리안클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페이스북 순방문자(UV)는 667만8천명, 페이지뷰(PV)는 5억5천만건에 이르렀다. 국내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통틀어 가장 파괴적인 수치다.

국내 진출도 가시화됐다. 지난해 7월에는 KT와 손잡은 데 이어 11월엔 LG유플러스와도 포괄적 제휴를 맺었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일반 휴대폰(피처폰) 이용자에게도 페이스북 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하고 문자메시지(SMS) 알림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보다 앞선 10월에는 유한회사 형태로 페이스북코리아 법인 등록도 마쳤다. 올해 국내에서의 돌풍은 이미 예고된 상태다.

2011년 현재, 적어도 온라인 세상에선 페이스북 계정만 있으면 안 될 게 없는 세상이 됐다. 친구 블로그를 방문해 페이스북 계정으로 덧글을 남기거나, e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내 친구가 어떤 책을 사고, 어떤 이와 새로 친구를 맺었으며, 누구의 블로그 글이나 기사에 호감(Like)을 보였는지 가만히 앉아서 알 수 있는 세상이 왔다. 2011년, 페이스북은 ‘소셜’의 다른 이름이 됐다.

웹 시대의 군주로 군림한 구글은 이와 반대로 소셜미디어 영역에서 다소 주춤거리는 모양새다. 2009년말 선보인 ‘구글 웨이브’는 복잡하고 어려운 이용법 탓에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올해 8월 개발을 중단했다. 올해 2월 선보인 ‘구글 버즈’도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이며 존재감이 희박해졌다. 구글은 2007년 10월 트위터와 비슷한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 ‘하이쿠’를 인수했지만, 제대로 키워보지 못하고 2009년 1월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사실상 발을 뺐다. 개방형 SNS 표준인 ‘오픈소셜‘이 그나마 페이스북에 대항해 앱스토어 플랫폼에서 선전하는 모양새다.

★★★ 관전포인트

  • 페이스북코리아 활동 본격화
  • 페이스북 검색·메시징 서비스 vs. 구글·네이버의 수성
  • 페이스북 개인정보 보호 및 실명제 관련 정부 규제 수위는

■ ‘소셜검색’ 원년…LBSNS 대중화

2010년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블랙홀이었다. 적어도 SNS 세상에선 이용자 관심이 이들 두 서비스로 빨려들었다. 국내 포털들의 소셜화 행보도 덩달아 빨라진 한 해였다.

네이버는 올해 4월 통합검색 개편과 더불어 개인화 홈페이지 ‘데스크홈’ 도입을 발표했다가 이를 ‘소셜’과 결합한 ‘네이버 미‘로 확장, 12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소셜’이란 연결망을 통해 네이버 주요 서비스들을 개인 공간에서 한데 모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네이버는 블로그와 카페, 미투데이와 웹툰, 캘린더와 e메일 등을 ‘소셜홈’으로 꾸리고, 다른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셜 버튼’도 적용했다. 하지만 네이버 바깥 서비스들은 우선 적용 대상에서 빼고 내부 서비스들만 엮은 모양새인 탓에, 이용자들로부터 ‘닫힌 소셜’이란 비판도 적잖이 받았다.

다음은 2010년 한 해동안 검색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지난해 4월 국내 포털로는 처음으로 소셜미디어 최근 글을 실시간 찾아주는 ‘실시간 검색’을 선보인 데 이어 10월에는 검색 범위를 확대한 ‘소셜웹검색’을 선보였다. 12월에는 SNS 인맥관계를 중심으로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My소셜 검색’이란 개인화 검색 서비스도 내놓았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실시간 검색’을 웹에 처음 적용한 뒤, 10월에는 ‘소셜네트워크 검색’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소셜네트워크 검색은 트위터나 미투데이 같은 단문블로그 서비스 뿐 아니라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글까지 DB를 확대한 것이 차별화 대목이다.

SNS 서비스에선 네이버 행보가 분주한 편이었다. 2008년 인수한 마이크로블로그 ‘미투데이‘는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이용자수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2월 문을 연 다음 ‘요즘‘이 이용자 70만명에 머무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비해 네이트는 지난해 ‘소셜’ 부문에서 여전히 느릿한 행보를 보였다. ‘시맨틱 검색’을 대표 상품으로 밀어온 네이트는 지난해 8월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시맨틱 검색에 포함하면서 ‘소셜 검색’ 문턱을 넘었다. 11월에는 트위터나 미투데이와 비슷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한 ‘씨로그‘를 선보였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소셜’의 또다른 축은 위치기반 서비스(LBS)에서 나왔다. 즐겨찾는 곳을 기록하고 소셜 친구들과 공유하는 ‘위치기반 SNS’(LBSNS)가 본격 등장한 점도 눈여겨 볼 일이다. 토종 SNS 업체인 나우프로필이 지난해 4월 ‘런파이프‘로 LBSNS 물꼬를 텄고, 7월에는 파란과 다음이 ‘아임IN‘과 ‘플레이스‘를 잇따라 내놓으며 LBSNS 시장의 불을 댕겼다. 싸이월드도 12월 들어 ‘플래그‘ 서비스로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외국 서비스인 ‘포스퀘어‘를 따라잡기엔 버거운 모양새다. 트위터가 이미 ‘트위터 플레이스’를 발표했고, 페이스북도 ‘플레이스’란 이름으로 위치기반 서비스를 본격 시작하기로 결정난 만큼 올해 LBSNS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소셜 커뮤니케이터’ 부문에선 ‘카카오톡’이 2010년 주도권을 쥐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와이파이와 3G 환경에서 웹-모바일을 실시간 연동해 문자메시지와 이미지, 동영상 등을 주고받는 서비스다. 포털 가운데는 다음이 5월에 ‘마이피플‘을, 파란은 ‘유세이 주소록‘을 8월에 선보였다. 카카오톡이 스마트폰 기반으로 제공되는 모바일 앱인 반면, 마이피플과 유세이 주소록은 웹과 모바일을 연동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도 ‘네이버 톡’이란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올해 공개한다. 새로운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야후코리아는 여전히 소셜미디어 영역에서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올해 8월 야후닷컴과 플랫폼을 통합하며 내놓은 ‘소셜펄스’는 ‘개방형 소셜허브’를 지양하지만, 영향력은 감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외부 서비스를 한데 모아 이용하는 소셜 허브 전략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라이브’에서도 선보인 바 있지만, 이용자 발걸음을 붙들어매는 데는 뒷심이 달린다. 웹2.0 총아였던 딜리셔스나 플리커 마저 고전하는 상황에서 2011년 야후 앞날도 마땅한 출구는 안 보이는 상태다.

★★★ 관전포인트

  • 웹-모바일 연동 네이버 톡의 파괴력은?
  • LBSNS 기반 유료 서비스 본격화
  • 다음·싸이월드·네이버 소셜쇼핑 서비스 본격화와 그루폰 한국 진출

■ “앱스토어, 앱스토어, 앱스토어”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같은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 장터만 있는 게 아니다. 2010년에는 웹기반으로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는 열린 장터들의 향연이 이어졌다.

선두는 누가 뭐래도 페이스북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페이스북에 등록된 앱 수는 55만개를 넘어섰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원하는 앱을 설치해 페이스북 안에서 해당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킬러앱은 ‘소셜게임’이다. 웹과 모바일 기반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셜게임은 단순히 게임에만 몰입하는 데서 벗어나 SNS 친구들과 게임 경험과 활동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셜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게임 장르로 자리잡았다.

‘팜빌’과 ‘마피아워’, ‘시티빌’ 등으로 페이스북 최고 게임업체로 자리잡은 징가를 보자. 하루평균 5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징가 게임을 즐기며 SNS 친구들과 경험을 나눈다. 지난해 징가 매출은 우리 돈으로 1조원을 넘길 전망이며, 기업 가치는 6조3천억원으로 전통적인 PC게임 강자 EA를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징가와 함께 소셜게임 시장을 나눠먹는 플레이돔과 플레이피시는 지난해 각각 EA와 디즈니에 4억달러(4500억원), 7억6300만달러(8640억원)에 인수되며 소셜게임의 파괴력을 확인시켰다.

국내에선 네이트의 독주가 눈에 띈다. 지난 2009년 9월, 일찌감치 네이트 앱스토어 중심의 ‘소셜 생태계’ 구축을 선언한 네이트는 지난해에도 매출과 플랫폼 점유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7월 누적 매출 1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4개월 뒤인 11월에는 20억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확인시켰다. 지난해 12월26일 기준으로 네이트 앱스토어는 누적 회원수 365만5천명에 2322만여개의 앱이 설치됐다. 60여곳 개발사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이 제공하는 앱 수는 12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말에는 네이버가 ‘소셜앱스’를 선보이며 앱스토어 경쟁에 뛰어들었다. 30여곳 제휴사와 손잡고 50여개 앱으로 출발한 네이버 소셜앱스는 오픈 한 달만에 매출액 1억원을 넘어서며 국내 선두 포털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들에 비해 다음은 다소 느긋한 발걸음이다. 지난해 7월 단문블로그 ‘요즘’ 안에 ‘소셜게임’이란 이름으로 앱스토어를 열었지만 아직까지 외부 개발사가 게임을 직접 올리는 장터 형태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7종류 소셜게임이 제휴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소셜게임 시장은 올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국내 대표 소셜게임 개발사인 노리타운스튜디오는 지난해 11월 안철수연구소에서 분사해 독립 법인으로 새출발했다. ‘아쿠아스토리’와 ‘애니사천성’ 등을 내놓은 국내 소셜게임 강자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12월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네오위즈인터넷 대표를 맡았던 국내 벤처 1세대 허진호씨는 지난해 ‘크레이지피쉬’를 설립하고 페이스북용 소셜게임 전문 퍼블리싱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은 2007년 11월 개방형 SNS 플랫폼 ‘오픈소셜’을 공개했다. 개발사는 오픈소셜이 제안하는 API 규격에 맞게 앱을 개발하고, 서비스 사업자는 오픈소셜 규격에 따라 이 앱이 제대로 동작하도록 만들어주면 된다. 이를테면 SNS 통합을 위한 규격 플랫폼을 제안해 페이스북을 견제하고 나선 셈이다. 페이스북은 오픈소셜 규격을 지원하는 대신 자체 ‘소셜그래프’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플랫폼 확장에 불을 댕겼다. 두 플랫폼의 지배력 경쟁을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다.

★★★ 관전포인트

  • 네이버 소셜앱스는 네이트 앱스토어 시장을 얼마나 잠식할까
  • 국내 소셜게임 서비스들의 투자유치 및 인수 합병 본격화
  • 다음 앱스토어 오픈 시기와 영향력은

<덧>

블로터닷넷은 2010년 소셜미디어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매체 가운데 하나일 게다. 출발은 ‘제한적 본인확인제’다. 블로터닷넷은 2010년 제한적 본인확인제 의무적용 대상으로 선정됐다. 하루평균 방문자수가 10만명이 넘는 웹사이트는 게시판 운영시 글 작성자 본인 확인을 거치도록 하는 제도다. 이름만 다를 뿐 사실상 ‘실명제’다.

블로터닷넷은 본인 확인을 받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4월1일부터 덧글을 없앴다. 그 대신 7월부터 ‘소셜 댓글’을 적용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투데이 같은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기도록 한 것이다. 트위터 계정(@bloter_news)도 본격 운영했다. 기사를 블로터닷넷 웹사이트에 가둬두지 않고, 다양한 소셜미디어로 훨훨 날아가도록 풀었다. 기사를 본 독자가 의견을 남기면 해당 기사 아랫쪽과 남긴이 계정으로 동시에 올라간다. 기사 웹주소(URL)도 함께 달린다. 그러니 블로터닷넷 트위터 계정으로 전송하는 기사 뿐 아니라, 독자들이 남긴 의견도 자연스레 블로터닷넷 기사 소개 역할을 맡는다. 이렇게 퍼진 기사들은 블로터닷넷 독자를 싹틔우는 홀씨가 된다. 소셜미디어는 블로터닷넷을 돕는 일등공신이다. 소셜미디어에서 블로터닷넷을 아끼고 채찍질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고개숙여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