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적래퍼’ 계보잇는 피아스코 발매 직후 아이튠스 차트 1위 지난해 여름 강원도 양양 낙산해수욕장에서 열린 ‘서머 위크앤티’ 페스티벌에서 세계적인 힙합 음악인 카니에 웨스트의 무대가 예상만큼 대단했다면, 루페 피아스코의 무대는 예상을 뛰어넘는 대단함을 보여줬다. 지적인 래퍼의 계보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떠오르고 있는 젊은 별 루페 피아스코는, 다소 정적인 기존 이미지와 달리 힙합·록·일렉트로닉을 넘나드는 역동적 무대로 백사장의 관객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루페 피아스코의 3집 <레이저스>가 지난 8일 발매됐다. 2집 이후 무려 4년 만의 신보다. 사실 앨범은 진작에 완성했다. 하지만 음악관과 음악사업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소속 음반사 애틀랜틱 레코드는 “흥행성이 부족하다”며 앨범 발매를 계속 미뤘다. 의도치 않은 공백기 동안 루페 피아스코는 카니에 웨스트 등과 프로젝트 팀을 만들고 인디 록 밴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그러다 더이상 참지 못한 그는 지난해 가을 트위터에 상황을 알리고 “팬들의 힘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분노한 팬들은 뉴욕 애틀랜틱 레코드사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당황한 음반사 사장은 루페 피아스코의 신곡을 들려주며 그들을 달랬다. 나중에는 축제 분위기로 바뀐 이날 시위는 유튜브 영상으로도 화제가 됐다. 새 앨범을 발매해달라는 인터넷 청원에는 3만여명이 서명했다. 얼마 뒤 루페 피아스코가 트위터로 승전보를 전했다. “빅토리! 앨범 발매일이 정해졌습니다.” 팬들의 힘으로 빛을 본 새 앨범은 나오자마자 아이튠스 차트 1위에 올랐다. 또 첫주에만 20만장 넘게 팔리며 18일 공개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로 직행했다. 루페 피아스코는 이번 앨범에서 정통 힙합보다는 백인 취향의 팝, 록, 일렉트로닉, 올드 재즈 등의 요소를 적극 도입했다. 카니에 웨스트가 지난해 말 발표해 평단의 극찬을 받은 앨범 <마이 뷰티풀 다크 트위스티드 판타지>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요즘 힙합을 물들인 자기자랑(스왜거), 여자, 마약 따위의 말초적인 가사가 아니라 사회비판과 자기성찰 같은 진중하고 지적인 가사를 읊조리는 장기 또한 여전하다. 김봉현 대중음악 평론가는 “힙합계에서는 앨범을 완성해놓고도 흥행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음반사가 발매해주지 않아 몇년씩 미뤄지거나 아예 발매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번 일은 팬들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시류나 흥행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을 고집스럽게 구현한 이번 앨범이 상업논리가 아닌 음악성 자체로 평가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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