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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에 탈이 나는 이유

체리사탕 2011. 7. 2. 12:51

어느 것 하나 믿고 사기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그런 만큼 판매자와 소비자들 사이에 신뢰의 상권을 되돌려주는 소셜커머스의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소셜커머스는 신종 공동 구매인 소셜쇼핑에만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셜’하지도 않습니다. 전통적인 광고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홍보를 하고, 소비자들의 힘을 빌어 상품을 유통함으로써 줄어든 비용만큼 소비자들에게 할인을 해 준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물론 소셜쇼핑 업체들은 스스로 ‘소셜’하지 않다고 인정합니다. 아직까지는 SNS 이용자들의 수가 부족한데다 소비자들이 상업적인 정보를 스스로 입소문 내기란 쉽지 않기에 당연할 것입니다.

국내에 열풍이 불고 있는 신종 공동구매가 꼭 ‘소셜’할 필요도 없습니다. 상품 공급업자는 홍보 효과나 재 고객화라는 나름의 이득을 취하고, 소비자들은 좋은 상품을 싸게 살수만 있다면 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국내 소셜쇼핑은 ‘소셜’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지나치게 과열돼 있어 문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신뢰 회복은커녕 오히려 신뢰가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소셜쇼핑에서 주로 판매하는 상품인 오프라인 서비스 할인 상품은 그 자체로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에 탈이 나는 이유>

1)     소셜쇼핑 업체의 난립에 따른 무분별한 상품 공급

소셜커머스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품 공급자와 소셜쇼핑 업체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소셜쇼핑 시장은 이들 사이에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은 한정돼 있는데,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난립하다 보니, 매일 신상품 소개를 이어가는 것 조차 힘에 부쳐 무분별하게 상품을 발굴하는 일이 생겨납니다. 상품의 질을 검증할 겨를 없이 일단 팔고 보는 식이 되는 것입니다.

2)     소셜쇼핑 업체들의 고 비용구조에 따른 과적 판매

소셜쇼핑 비즈니스는 고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직원 한 두 명에 수백만원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말은 옛날 얘기입니다. 국내 탑 소셜쇼핑 업체들만 보더라도 직원수가 2-3백명에 매월 지출하는 광고비가 수억원~수십억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소셜쇼핑 업체들은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 상품 공급자들에게 많은 공급량을 요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이 팔고 많이 남겨야만 사업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수용 능력 이상으로 소비자들이 몰려, 정작 상품을 이용하는 일 조차 어려워지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3)     오프라인 서비스 상품이라는 특성과 소비자 기만

상품 공급자들은 높은 할인율에 소셜쇼핑 업체 수수료까지 부담할 경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수지 타산을 맞추기 위해 상품 구성을 싸구려로 바꾸기도 합니다. 상품 질에 대한 검증과 보증은 소셜쇼핑 업체들의 몫이지만, 그럴만한 겨를이 없습니다. 설령 문제가 생긴다 하더라도 통신판매중개업자라며 책임을 기피해왔습니다. 물론, 최근 공정위가 소셜쇼핑 업체들을 통신판매업자로 규정하고, 책임을 강화하였기에 이 점은 개선될 여지는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소셜쇼핑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주로 오프라인 서비스 상품이다 보니 소비자들이 피해를 감지해 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재료나 상품 구성이 공산품처럼 규격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4)     할인의 심리학적 기재에 따른 충동 구매와 불만

할인은 소비자들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지출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할인율만큼 수익을 얻었다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러한 착각은 구매와 동시에 사라진다고 합니다. 소셜쇼핑에서 환불 요청이 자주 이루어지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상당 수의 소셜쇼핑 업체들은 공동 구매라는 특수한 비즈니스 모델을 핑계로 환불을 거부해왔습니다. 할인은 또한 ‘싼 게 비지떡’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상품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저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5)     레몬시장의 가능성

상품 공급업자들이 조악한 할인 상품을 내 놓는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그 사실을 구분해 내기란 어렵습니다. 그냥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할인율만 제시하면 됩니다. 판매량은 얼마든지 조작 가능하기에 신뢰할 수 있는 구매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그 결과 판매자들은 서로 엇비슷한 할인율을 제시하면서도 서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좋은 할인 상품을 내 놓는 판매자만 억울해 지게 되는 것이죠. 그 결과 소셜쇼핑 시장에는 좋은 할인 상품은 사라지고 나쁜 할인 상품만 남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해결책>

소셜쇼핑 시장은 모바일 기술과 SNS의 발달로 더욱 성장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장이 블루오션이 될 지 ‘레몬시장’이 될 지는 아직까지는 불확실합니다. ‘오프라인 서비스의 할인 상품’ 자체에 시장 실패 요소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품을 발굴하고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소셜쇼핑 업체들의 책임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대형 업체들만 소비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 다수의 영세 업체들은 여전히 소비자 권익은 뒷전에 미뤄둔 채 당장의 판매에만 급급해 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상품 공급업자 탓으로 돌려버립니다.

몰론 대형업체들에도 위험 요소는 있습니다. 이들의 현재 비용구조는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지속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해져 있어 투자 자금이 소진될 경우 파산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겨난다면 상품 공급업체의 판매대금 미수와 소비자 피해 사태는 실로 엄청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만 보호된다면 시장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 어떤 일이 생기던, 소셜쇼핑 업계 구도가 어떻게 달라지던 간에 안심할 수 있는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구매를 이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상거래에 적용되고 있는 소비자 보호 프로그램이 소셜쇼핑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1)     표준 약관 마련: 환불 규정, 유효기간 경과 시 처리 방안 등

2)     소셜쇼핑 업체 파산에 대비한 지급 보증 프로그램 마련

3)     안심 결제 등 상품 이용 보장 프로그램 마련

4)     상품 판매 수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기준 마련

※ 이 글은 지난 달 한국소비자원에서 주최한 콜로키움에서 주제 발표를 했던 내용의 일부를 수정한 것임을 밝혀드립니다.

 

 

http://www.bloter.net/archives/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