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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 콘텐츠로 승부수?…비디오 마켓 ‘HTC 왓치’ 출시

체리사탕 2011. 7. 2. 13:29

HTC가 자사의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전용 비디오 마켓을 선보였다.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제품 사양과 디자인, 사용자 경험(UX)와 프리로드 애플리케이션 경쟁을 넘어,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콘텐트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HTC는 11일(현지시간) ‘멀티미디어 수퍼폰’이라는 별명을 붙인 새 안드로이드폰 ‘HTC 센세이션(HTC Sensation)’과 독자 UX인 HTC 센스 3.0, 그리고 비디오 마켓인 ‘HTC 왓치’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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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 왓치(출처 : HTC 유튜브 채널 캡쳐)

HTC는 지난 2월, 4천 860만 달러를 들여 영국의 디지털 콘텐츠 공급업체인 샤프론 디지털(Saffron Digital)을 인수한 바 있다. 샤프론 디지털은 2006년 설립된 이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영상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3월 21일에는 샤시 페르난도(Shashi Fernando) 샤프론 디지털 CEO가 HTC 콘텐츠 사업부 책임자(Chief Content Officer)로 임명되며 HTC에 합류했다. 당시 피처 쵸우 HTC CEO는 “콘텐트 사업 분야가 향후 HTC의 전반적인 사업 방향과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콘텐츠 사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그 첫 결과물이 이번에 HTC 센세이션에 탑재된 ‘HTC 왓치’ 서비스다. HTC 왓치에는 6백 개가 넘는 TV쇼와 영화가 구비돼 있으며 대여와 구매, 두 가지 방식으로 콘텐트를 감상할 수 있다. 결제는 신용카드와 통신사 요금제에 포함해 과금하는 두 가지 방식이 지원된다.

HTC 왓치는 샤프론의 비디오 기술을 적용해 다운로드하는 동시에 동영상을 재생해준다. 현장에서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영상을 재생하는 도중에 앞뒤로 스크롤을 해도 버퍼링 없이 빠르게 재생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HTC 왓치는 T모바일을 통해 미국에서 출시될 HTC 센세이션 제품에 처음으로 탑재되며, 2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HTC 플라이어(Flyer) 태블릿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HTC는 북미와 유럽을 포함해 여러 국가에서 동영상을 구입할 수 있도록 콘텐츠 업체와 라이선스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을지, 신규 단말기가 아닌 기존 HTC 제품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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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 왓치는 HTC의 신제품 ‘HTC 센세이션’에 가장 먼저 탑재된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HTC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콘텐츠 사업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경쟁 안드로이드폰과 비교해 HTC 제품만의 차별화 요소를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블랙베리 등 독자 플랫폼을 보유한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안드로이드를 주력으로 채택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폰에서 제조업체들이 제품을 차별화 할 수 있는 요소는 제품 사양과 디자인, 사용자 경험(UX)와 프리로드 애플리케이션 정도였다. 안드로이드 초창기에는 제조업체들의 최적화 기술과 독자 UX의 완성도 등에 따라 성능에서 적잖은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력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 제품 사양은 OS의 지원 범위나 칩 벤더가 제공하는 프로세서의 성능을 넘어설 수 없고, UX 차별화는 OS 업체의 정책에 따라 좌우될 수 밖에 없으며, 애플리케이션 유통의 주도권은 제조사보다 플랫폼 업체와 서드파티 앱스토어에 넘어갔다.

결국 HTC를 비롯한 제조업체들이 다음 차별화 카드로 콘텐츠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HTC는 HTC 왓치 이외에도 지난 2월 클라우드 기반의 게임 서비스 업체인 ‘온라이브’를 인수하며 독자 게임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소니에릭슨은 관계사인 소니와 협력해 PSP폰 ‘엑스페리아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리더스 허브, 뮤직 허브 등을 통해 콘텐트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당분간 스마트폰 업계에서 콘텐츠를 통한 제품 차별화가 큰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방송국과 영화사, 음반회사 등 콘텐츠 공급업체가 특정 제조업체의 단말기에만 콘텐츠를 공급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콘텐츠를 통한 차별화도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이미 소니는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플레이 이외에도 다른 안드로이드폰에 게임 콘텐츠를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더군다나 아이튠즈를 통해 독보적인 콘텐트 공급 체계를 진작에 갖춰둔 애플을 비롯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OS 업체들도 콘텐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단말기 제조업체가 자사의 단말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콘텐트 서비스로 애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예를 들어 구글이 유튜브의 동영상 렌탈 서비스 확대하고 이를 안드로이드폰에 적용한다면, 600여 개의 콘텐트를 갖춘 HTC 왓치는 사실상 큰 차별화 요소라고 볼 수 없게 된다.

HTC 왓치는 분명, 최근 노키아의 시가총액을 추월할 정도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HTC의 발빠른 행보를 느낄 수 있는 서비스다. 여러 제조업체가 공통적으로 안드로이드라는 오픈 플랫폼을 채택한 이후 더욱 간절히 차별화를 고심할 수 밖에 없는 업계의 고민이 느껴지기도 한다.

과연 안드로이드를 택한 제조업체들은 어디에서 진정한 차별화 요소를 찾아야 할까? 정말 스마트폰 시장도 점점 PC 시장처럼 변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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